코로나19 첫해 2020년 자살 소폭 줄었지만…여전히 OECD 1위

2022 자살예방백서 발간…자살자 1만3천195명, 전년보다 4.4%↓
청소년·청년 증가 추이…"정신적·경제적 어려움"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전년보다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자살자가 증가 추이를 보이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주춤한 자살률이 일상회복 이후 다시 증가하는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코로나19 영향에 감소…"2∼3년 추이 지켜봐야"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자살자 수는 1만3천195명으로 전년보다 604명(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의적 자해(자살)는 2020년 사망원인 중 5위에 해당하지만, 10∼30대에서는 사망원인 1위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은 25.7명으로 전년 대비 1.2명(4.4%) 줄었다.

 자살률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과 비교하면 자살자 수는 2천711명(17.0%), 자살률은 6명(19.0%) 감소했다.

 원소윤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국가적 재난·위기 시기에는 국민적 단합력이 발휘돼 자살률이 감소한다는 통계가 있지만, 위기와 재난의 시기가 지나고 2∼3년 동안은 다시 증가한다는 사례 분석이 있다"고 경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4월 중순 이후의 자살 관련 통계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원 과장은 "일상회복 전이지만 2021년 3월까지 잠정 통계를 보면 자살 사망자 수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상회복 이후의 자살 사망 증가를 주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2003년부터 OECD 자살률 최고 수준

 OECD 회원국과 비교하기 위한 최신 자료인 2019년 통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자살률은 24.6명(연령표준화값)으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인 11.0명의 2.2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은 2016·2017년을 제외하고 2003년부터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리투아니아가 2016년과 2017년에는 자살률 1위를 차지했었다.

 복지부는 2020년을 기준으로 해도 국내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24.5명으로 여전히 OECD 1위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원 과장은 "OECD 자살률 1위에서 탈피하기 위해 자살예방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하는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50대 남성 자살 가장 많아…청소년·청년 자살 '빨간불'

 성별, 연령대별로는 남성과 50대에서 가장 많은 자살자가 발생했다.

 전체 자살 사망자 중 68.9%(9천93명)가 남자로 집계됐고, 여자는 4천102명으로 31.1%를 차지했다. 자살률은 남자가 35.5명으로 여자 15.9명의 2.2배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자살자 수가 2천606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2천405명), 60대(1천937명)가 뒤를 이었다. 9세 이하 자살자도 2명 있었다.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80대 이상의 자살률이 62.6명으로 가장 높았고, 70대(38.8명), 50대(30.5명) 순이다. 전년과 비교해서는 10대∼30대에서 자살률이 증가했고, 40대 이상에서는 감소했다.

 눈에 띄는 것은 청소년 자살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청소년(9∼24세) 자살자 수는 957명으로 전년보다 81명(9.2%) 증가했다 자살률은 11.1명으로 전년보다 1.2명(12.2%) 늘었다. 청소년 자살률은 2016년 7.7명에서 지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직업별 자살자 수는 학생·가사·무직이 7천771명(58.9%), 서비스·판매 종사자 1천350명(10.2%), 사무 종사자 1천212명(9.2%) 순으로 많다.

 자살 원인으로는 정신적 문제가 4천905명(38.4%)으로 가장 많고, 경제생활 문제(25.4%), 육체적 질병 문제(17.0%), 가정 문제(7.0%) 순으로 뒤따랐다.

 남자는 경제생활 문제(31.8%)와 정신적 문제(30.2%), 여자는 정신적 문제(56.4%), 육체적 문제(15.9%)로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자 자살자 중 10·20대는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했고, 30∼50대의 자살 동기는 경제적 어려움이 꼽혔다. 60대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이 높았다. 여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 과장은 "청년층 자살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정신적 문제가 주요 동기이고, 경제적 문제와 코로나19 우울감, 자살 사고율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추후 상세한 원인 분석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0대 자살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에도 10대 자살률은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자살예방법이 통과하면 노인, 여성 외에 청년 대상 예방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실에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자는 여자가 60.7%(2만1천176명)를 차지해 남자(1만3천729명·39.3%)의 1.54배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만7명(28.7%)으로 가장 많고 40대(5천279명·15.1%), 30대(5천272명·15.1%)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여성의 경우 우울증이나 조현병, 공황 등 정신적 문제로 자살 시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자살자 수는 경기(3천129명), 서울(2천161명), 부산(921명) 순으로 많았지만, 연령 표준화 자살률을 보면 충남(27.9명), 제주(25.5명), 강원(25.4명) 순으로 높았다.

 자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은 여름으로, 7월 1천228명(9.3%), 8월 1천185명(9.0%) 순으로 많았다. 5월에도 1천152명(8.7%) 발생했고, 12월 자살자 수는 913명(6.9%)으로 가장 적었다.

 2022 자살예방백서는 15일 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

 자살예방백서 발간은 2014년 시작해 올해로 9년째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출범한 지난해 4월 이후로는 두 번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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