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팬데믹' 항생제 내성균…동물에게서 온다고?

  항생제가 사람뿐만 아니라 축·수산업에도 많이 쓰이면서 식품 유래 항생제 내성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조용한 팬데믹'(Silent Pandemic)으로 불리는 항생제 내성은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항생제를 오남용하면서 발생한다.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이 특정 항생제에 저항력을 가지고 생존하는 것을 말한다. 항생제를 투약하면 항생제에 민감한 균은 죽지만 내성을 보이는 일부 균은 살아남아 증식한다.

 항생제 내성을 갖는 세균에 사람이나 동물이 감염되면 기존 항생제로는 내성 세균으로 인한 질환 치료가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내성균이 항생제 '페니실린'의 활동을 막거나, 페니실린이 결합하는 단백질의 특성을 변형시켜 내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항생제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투과성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

 2020년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21.0 DID(인구 1천명당 하루 의약품 소비량)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번째로 높았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4월 항생제의 적정 사용관리를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항생제 사용관리 프로그램(ASP) 통합 운영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바 있다.

 항생제 내성균은 소, 돼지, 닭 등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항생제를 다량 사용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데 내성균이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체 항생제 사용량의 70∼80%가 식품 생산에 활용된다.

 2021년 발표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에 따르면 국내 축산 분야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최우선 중요 항생제 사용량은 2013년 92t에서 2020년 155t으로 증가했다. 최우선 중요 항생제는 가축에서 항생제 내성균 발생 시 사람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정된 항생제다.

 반려동물로부터 항생제 내성균이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동물병원에서 동물에게 항생제를 투여해 발생한 내성균이 반려동물과 접촉한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용호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 항생제내성특별위원회 의장은 "반려동물은 접촉을 통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나 어린이에게 항생제 내성균을 전파할 수 있다"며 "일반 식품으로 인한 항생제 내성균보다 전파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항생제 내성균 저감을 위해 국제 규제 기관이나 정부 차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코덱스는 2021년 식품 유래 항생제 내성 관리를 위한 국제 규범을 채택했다. 규범에는 식품 생산·가공·유통에 이르는 과정에서 정부, 생산자, 동물약품 제조업자 등이 항생제 내성을 줄이기 위해 지켜야 하는 사항 등이 담겼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유엔에서 정한 중·저소득 국가에 항생제 내성 관리 역량을 지원하는 중이다.

 지난 12일에는 서울에서 '제3차 식품 유래 항생제 내성 국제콘퍼런스(GCFA)가 열려 국제 전문가들이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이고 투명한 협력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정부도 항생제 통합정보시스템을 개발해 분야별 항생제 판매량과 항생제 내성률 조사 등 관련 정보를 부처 간에 공유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지난 3월부터 부처 간 전문가들을 파견해 분야별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 내성균 추이를 주기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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