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페놀A와 에틸파라벤 등 유해물질이 인체로 들어오는 통로인 통조림과 캔음료 섭취 빈도가 더 빈번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에 화장하는 사람은 줄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공개한 제5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3차 연도 결과 요약문을 보면 통조림과 캔 음료 등 '캔 음식'을 일주일에 4번 이상 섭취한다는 비율이 성인과 중·고등학생 모두에서 4기 조사 때보다 늘었다.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는 국민 몸 안에 환경유해인자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자 3년 단위로 실시된다.
5기 조사는 2021~2023년 진행됐으며 6천608명(만 3세 이상 어린이와 청소년 2천329명·성인 4천279명)이 참여했다.
5기 조사에서 캔 음식을 주4회 이상 먹는 것으로 조사된 비율은 성인과 중고생 각각 4.2%와 8.8%로 2018~2020년 수행된 4기 조사 때(3.7%와 7.5%)보다 높아졌다.
다만 캔 음식을 일주일에 1~3회 먹는다는 비율은 성인과 중고생 각각 17.6%와 37.5%로 4기(19.3%와 38.8%)보다 줄었다.
한달에 1~3회 섭취한다는 비율은 성인에선 40.7%, 중고생에선 40.3%로 4기(34.8%와 37.1%)보다 증가했다.
캔 음식을 안 먹는 비율은 성인 13.4%와 중고생 37.5%로 4기(16.7%와 42.1%)에 견줘서 줄었다.
비스페놀은 통조림 내부 코팅제, 파라벤은 음식에 박테리아·곰팡이·진균 등이 생기지 않도록 막는 보존제로 사용된다.
비스페놀류와 파라벤류 모두 내분비계를 교란하고 생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질에 해당한다.
일주일에 4번 이상 스킨·로션·에센스 외 화장품을 사용하는 비율은 성인 22.8%, 중고생 10.1%로, 4기(33.6%와 29.6%)보다 감소했다.
화장품을 아예 쓰지 않는다는 비율은 성인과 중고생 각각 60.2%와 69.9%로, 4기(44.7%와 42.0%)에 견줘 큰 폭으로 늘었다.
5기 조사가 코로나19 대유행 때 이뤄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에도 파라벤이 보존제로 들어간다.
담배를 피우는 성인은 16.8%로 나타났다.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로 파악된 성인 흡연율은 1기 조사(2009~2011년) 때 22.5%에서 3기 조사(2015~2017년) 때 16.0%까지 감소했다가 4기(16.3%) 조사 때 반등해 5기 조사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자담배를 쓴 적 있다는 성인은 9.9%로 4기(8.0%)와 3기(4.9%)보다 많았다.
현재 흡연자인 경우 45.8%가 전자담배를 사용해봤으며, 이 비율 역시 4기(37.8%)나 3기(24.5%)에 견줘서 높았다.
어린이와 청소년 가운데 일주일에 한 차례라도 간접흡연을 당한 비율은 중고생 6.6%, 초등학생 3.4%, 영유아 1.3%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소변 중 수은 농도는 영유아 0.273㎍/ℓ, 초등학생 0.288㎍/ℓ, 중고생 0.337㎍/ℓ, 성인 0.352㎍/ℓ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짙어졌다.
카드뮴 농도도 영유아 0.213㎍/ℓ, 초등학생 0.247㎍/ℓ, 중고생 0.289㎍/ℓ, 성인 0.945㎍/ℓ 등 고연령일수록 고농도였다.
성별로는 수은의 경우 모든 나이에서 남성이, 카드뮴은 성인에서만 여성이 높고 나머지 나이대에서는 남성이 높았다.
발암성 화학물질로 자연에서 분해가 거의 안 돼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 혈청 내 농도는 성인의 경우 물질 종류에 따라 0.97~12.1㎍/ℓ, 중고생의 경우 0.419~6.12㎍/ℓ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5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연내 국민 환경유해인자 노출 수준 값을 통계청 국가승인통계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