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한국 앞에 놓인 '치매 100만명 시대'…돌봄부담 '눈덩이'

환자 1인당 연 1천700만∼3천100만원 비용…돌봄비>의료비
치매환자 과반이 '1인가구'…사각지대 돌봄 시스템 절실
정부, 치매안심센터 기능 강화·장기요양 재가서비스 확대 추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의 눈앞으로 다가온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는 사회 전체에 '돌봄 부담'이라는 커다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해 필연적으로 치매 환자는 계속 늘고 이들을 돌볼 젊은 세대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회 전체가 돌봄 부담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치매 환자 절반 이상 '1인 가구'…돌봄비 부담이 의료비보다 커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지난해 1천만 명을 넘어서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 환자의 동반 증가 역시 피할 수 없는 결과다.

 치매의 고통은 환자 본인이나 가족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시설·병원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머무는 치매 환자의 절반 이상(52.6%)이 1인 가구였고 27.1%가 부부 가구, 19.8%가 자녀 동거 가구였다.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만큼 혼자 살든, 같이 살든 가족이나 다른 돌봄 인력이 도움이 절실하다.

 실제로 치매 환자와 같이 살지 않는 가족도 주당 평균 18시간을 이들의 돌봄에 썼다.

 지역사회 치매 환자 가족의 45.8%는 돌봄 부담을 느끼고, 40%가량은 치매 환자로 인해 신체적·정신적·경제적인 변화를 포함한 삶의 부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환자가 시설이나 병원에 들어간 경우에도 입소 전 평균 27.3%를 가족이 돌봤는데, 결국 '24시간 돌봄의 어려움'(27.2%)이나 '증상 악화로 인한 가족 불편'(25.0%) 탓에 입소를 택했다.

 가족의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부담이었다.

 지역사회 환자 가족의 38.3%, 시설·병원에 있는 환자 가족의 41.3%가 경제적 부담을 호소했다.

 이번 조사 결과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지역사회에 머무는 경우 1천733만9천원, 시설·병원에 있는 경우 3천138만2천원이었다.

 지역사회에 머무는 경우 돌봄비 비중(67.0%)이 보건의료비(25.3%)보다 월등히 많아 전체 비용의 3분의 2에 달했다.

 시설·병원 환자도 전체 비용의 절반 가까이(48.9%)가 돌봄비였다.

 이 때문에 치매 환자 가족은 우선 필요한 정책으로 경제적 비용 경감을 꼽았다.

 가족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도 치매의 경제적 부담은 상당하다.

 지난해 노인성 질병 급여비는 2019년 대비 28% 늘어난 6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 치매안심센터 기능 강화…"과도한 공포 없게 치매 이해도 높여야"

 빠르게 늘어나는 치매 환자로 '간병 지옥', '돌봄 지옥'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사회 전체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수다.

 우선 치매 검진과 예방, 사례관리, 환자가족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지역 치매관리 기관인 전국 256곳 치매안심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치매안심센터가 조기 선별에 힘을 쏟고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 이후 사례 관리 역할은 상대적으로 약해 지속적인 서비스가 어렵다"며 "센터가 지역사회 돌봄 체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전달체계 혁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이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치매 조기 발견과 초기 집중관리를 위해 치매안심센터 역할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치매 검사·예방 교육 서비스를 계속 추진하고 독거, 부부 치매 등 돌봄 사각지대 위험이 있는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사례관리를 강화한다.

 가족의 돌봄 부담 경감을 위해선 장기요양 재가서비스 확대를 추진해 돌봄 필요도가 높은 중증 수급자의 재가급여 월 한도액을 시설 입소자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노인요양시설 등에 치매전담실을 확대하고 보호자 긴급 상황으로 인한 돌봄 공백 지원을 위한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를 현재 연 22회(종일 기준)에서 24회로 확대한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가족이 치매에 대한 과도한 공포나 우려로 불필요한 부담까지 지지 않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석재은 교수는 "일반인의 치매 리터러시(문해력)를 조사해보니 잘못 알고 있거나 과도하게 공포심을 갖는 경우가 상당했다. 관련 정책도 잘 몰라서 막막하다 보니 초기부터 요양병원 등을 택하기도 한다"며 "문해력을 높이고 치매안심센터에서 사례 관리를 강화하면 고비용 구조로 가는 것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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