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 안연구소(NEI: National Eye Institute)가 피부세포를 직접 망막의 빛을 감지하는 간상세포로 분화시켜 눈먼 생쥐에 이식, 시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인간의 망막은 색감을 감지하는 원추세포(cone cell)와 명암을 감지하는 간상세포(rod cell)로 구성된다. 원추세포는 빛의 3원색인 빨강, 초록, 파란색을 구분하는 3가지 광수용체(photoreceptor) 단백질을 세포막에 발현하고 간상세포는 명암을 구분하는 광수용체 단백질을 만든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망막세포의 광수용체를 만들기 위해 먼저 피부세포나 혈액세포를 원시세포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로 환원시킨 다음 다시 iPS를 망막세포로 분화시키는 과정을 밟았다. 미국 NEI 신경생물학-신경퇴행-수리 실험실(Neurobiology, Neurodegeneration and Repair Laboratory)의 애넌드 스와루프 박사 연구팀은 피부세포를 iPS로 되돌리는 절차 없이 피부세포를 곧바로 망막의 간상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6일 보도했다. 종래의 방법으로
아스피린 복용이 소화 시스템에 관여하는 장기에서 발생하는 암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 의대의 크리스티나 보세티 암 역학 실장 연구팀은 아스피린의 규칙적 복용이 식도에서 위, 위 분문(噴門: 식도와 위의 접합부), 간, 담낭, 담도, 췌장에 이르기까지 소화에 관여하는 장기에서 발생하는 암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6일 보도했다. 2019년 이전에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 113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아스피린을 일주일에 최소한 1~2회 이상 복용하는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27%, 식도암 33%, 위분문암 39%, 위암 36%, 간-담도암 38%, 췌장암은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하는 용량이 높을수록 암 위험은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75~100mg은 10%, 325mg은 35%, 500mg은 50%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고용량 복용을 다룬 연구논문은 몇 편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경우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스피린의
인간의 성체 뇌(성숙한 뇌)는 신경세포의 분화가 끝나, 더는 변하지 않는 고정 상태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과학자들의 이런 통념은 진작에 깨졌다.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와 부뇌실 구역(subventricular zone)에서 신경세포(뉴런)가 끊임없이 만들어져 채워진다는 게 미국 소크 연구소 등의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그런데 손상된 뉴런을 복구하는 뇌의 능력이, 이들 두 영역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체 뇌 피질의 뉴런이 손상을 입으면 미성숙 전사 단계인 배아 상태로 돌아가 축삭돌기 생성 능력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손상된 성체 뇌의 뉴런이 재생을 통해 신경 연결을 복구하고 원래 기능도 회복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손상된 뇌와 척수 신경을 복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 발견은 성체 뇌의 재생 과정이 담긴 '전사적 로드맵(transcriptional roadmap)'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연구를 수행한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의대의 마크 투신스키 신경과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16일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UCSD의
CD47은 많은 암세포 표면에서 공통으로 발현하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을 억제하면 면역계의 종양 공격과 파괴가 용이해진다. 그래서 CD47 항체를 이용하는 면역치료법이 개발돼, 여러 유형의 암에 대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동물 실험 결과를 보면 이 치료법의 효과는 일정하지 않다. 어떤 동물은 치료법에 반응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텍사스대와 시카고대 과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통해 그 이유를 밝혀냈다. 동물의 장에 서식하는 세균 종에 따라 CD47 항체 치료법에 대한 반응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특히 건강한 인간의 장에 흔한 비피더스균(Bifidobacteria)은 치료법의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SW)의 푸 양-신 면역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16일 국제학술지 '실험 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발표했다. 종양을 가진 생쥐는 장 세균의 상태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장 세균을 건드리지 않았을 때 CD47 면역치료에 반응하던 생쥐도 복합 항생제로 세균을 말살하면 반응을 중단했다. 그러나 반응을 보이지 않던 생쥐에 비피더스균을 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김용성 박사 연구팀이 악성 갑상선암에서는 특정 DNA의 메틸화가 과도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DNA 메틸화는 DNA에 메틸기가 붙어 발생하는 후성학적인 변화를 말한다. 염기 서열의 변화는 일으키지 않지만,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상세포에서는 암 억제 유전자의 DNA 프로모터(DNA 염기서열 앞부분) 부위에는 메틸기가 붙어 있지 않고, 암 유전자에는 DNA 프로모터에 메틸기가 부착돼 유전자 발현이 억제된 상태로 유지된다. 하지만 거꾸로 암 억제 유전자의 DNA 프로모터가 메틸화되고, 암 유전자의 DNA 프로모터는 탈 메틸화될 경우 유전자 발현이 활성화되면서 암세포가 발생하게 된다. 즉 DNA 프로모터에서의 메틸화 유무가 암세포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갑상선암에서 'MMP7', 'MICAL2', 'DIAPH1' 유전자 상의 DNA 프로모터 과메틸화가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서울성모병원 갑상선암 환자 200여명에게서 떼어낸 임상 시료 분석 결과 악성 갑상선유두암종에서 이들 유전자 상의 DNA 메틸화 수치가 경계성 갑상선암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유방암으로 화학적 항암치료를 받으면 폐경기에 접어들지 않은 여성도 골밀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팀은 유방암 수술에 이어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19∼55세 폐경 전 여성 91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화학적 항암치료와 골밀도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6일 밝혔다. 보조항암치료는 유방암 수술 후 재발 우려를 낮추기 위해 진행된다. 조기 유방암에 해당하는 '0기' 환자는 대개 치료 없이 종양 크기 변화만 관찰하지만, 이외 환자는 수술 후 종양 상태에 따라 화학적 치료나 유방암 치료약물(타목시펜) 복용, 난소억제주사제 투여 등 처치를 받는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자를 ▲ 관찰군(58명) ▲ 약물군(130명) ▲ 화학요법군(69명) ▲ 화학요법 후 약물복용군(346명) ▲ 난소억제주사제와 약물복용 병행군(304명) 등으로 나눠 요추와 대퇴골의 골밀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러 보조항암치료 가운데 화학적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유독 1년 내 골 손실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골밀도 감소량은 관찰군과 약물군이 평균 0.03g/㎠이었지만, 화학적 항암치료군은 이보다 3.3배 높은 0.1g/㎠에 달했다.
유방암 중에서도 특히 예후가 좋지 않은 삼중음성유방암(TNBC)은 면역치료 반응률이 20%도 안 된다. 환자 다섯 중 넷은 이 치료가 잘 안 듣는다는 얘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과학자들이 TNBC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신호 전달 경로를 발견했다. ELF5라는 단백질이 제 기능을 못 해, 인터페론 감마 수용체 1을 자극하면, 인터페론 감마 신호가 활성화해 암 종양의 침습과 확산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인터페론 감마 신호의 차단이 TNBC의 급속한 전이를 막는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관련 논문은 14일 저널 '네이처 세포 생물학(Nature Cell Biology)'에 실렸다. 이 연구를 주도한 루멜라 차크라바르티 수의학 조교수는 "인터페론 감마가 일부 유형의 암에 효과적이긴 하다"라면서 "하지만 삼중음성유방암엔 인터페론 감마 신호의 차단이 최적의 치료 전략이라는 걸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차크라바르티 교수에게 ELF5 단백질은 아주 친숙한 존재다. 10여 전 뉴욕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을 때 정상적인 ELF5 단백질이 임신과 젖의 분비를 돕는다는 걸 발견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선 TNBC가 생긴 생쥐의 종양에서 ELF5 단백질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 정밀의학연구센터는 자궁경부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테라젠이텍스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DRAK1' 단백질이 'TRAF6' 단백질과 결합해 분해를 유도함으로써 자궁경부암 세포의 암 전이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에서 'DRAK1'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킨 자궁경부암 세포는 암의 성장과 폐로의 전이가 완벽하게 제어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DRAK1' 단백질이 악성 암으로의 진행과 염증 반응에 중요한 조절물질로 알려진 'TRAF6' 단백질과 결합하고 분해함으로써 자궁경부암 세포의 암 전이를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자궁경부암(CG) [연합뉴스TV 캡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되는 자궁경부암은 여성에게서 전 세계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재발이나 전이되면 5년 환자 생존율이 10% 이하로 예후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성진 정밀의학연구센터장은 "암의 재발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전이를 억제하는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차
국내 연구진이 2015년 국내에서 유행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같은 계열의 코로나바이러스인 만큼, 연구진은 관련 기술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4일 금교창 뇌의약연구단장과 방은경 박사팀이 남재환 가톨릭대 교수 연구진과 함께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온라인 4월 1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백신 후보물질의 주성분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 속으로 침투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침투돌기 단백질)이다. 이론적으로는 이 바이러스 단백질이 몸안에 들어가면, 체내 면역체계가 작동해 메르스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만들어지게 된다. 항체 생성률을 높이기 위해 연구진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높일 수 있는 면역증강제를 추가했다. 면역증강제로는 귀뚜라미에 감염되는 바이러스(cricket paralysis virus)의 유전물질(RNA·리보핵산)을 썼다. 또 백신의 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게 아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