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은 정교한 오케스트라와 같다. 뇌의 지휘 아래 신경세포들이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섬세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조화로운 시스템에 예상치 못한 불협화음이 생기고 고질적인 질병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바로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은 뇌에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특정 신경 세포들이 점차 죽어가면서 나타나는 만성 퇴행성 뇌 질환이다. 14일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회장 이필휴 연세의대 신경과 교수)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올해 처음으로 15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10년 전인 2015년 9만660명에서 1.6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급격한 초고령화 추세가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더욱이 파킨슨병 환자는 경제활동인구(40∼50대) 비율이 치매 대비 9배나 돼 가계는 물론 국가 경제에 큰 손실로 이어진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의 낙상사고 위험은 일반인의 22배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하지만 아직도 파킨슨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최종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치료가 늦어지는 실정이다.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앞으로 구부정하게 숙인 자세, 뻣뻣한 근육, 가면 같
화학물질 독성을 평가할 때 국내에 서식하는 물벼룩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프랑스에서 1∼4일(현지시간) 열린 제37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시험지침 조정자 작업반 회의에서 국내 서식 물벼룩(학명 Monia macrocopa, Ceriodaphnia dubia)을 OECD 화학물질 시험 지침 공식 시험종으로 포함하는 사업 제안서가 승인됐다. 화학물질 독성을 평가할 때 1981년 발간돼 국제적으로 화학물질 시험 표준서 역할을 하는 OECD 시험 지침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OECD 지침에는 북미나 서유럽에 서식하는 물벼룩(학명 Daphnia magna)이 시험종으로 규정돼있다. 국내 서식 물벼룩이 시험종이 되면 국내에서 21일 정도 걸렸던 만성 독성 시험 기간이 3분의 1가량인 7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서식 물벼룩 시험종 지정은 2028년 완료될 전망이다.
일본 연구팀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만든 미숙한 신경세포를 척수손상으로 몸이 마비된 환자 4명에게 이식해 2명에게서 일부 운동 기능 회복을 확인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오카노 히데유키 게이오대 교수 등 연구팀은 2021∼2023년 부상으로 가슴 아래 부위 운동기능이 완전히 마비된 4명의 척수에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든 세포를 이식했다. 이식 후 약 1년간 경과를 관찰한 결과 1명은 보조를 받으면서 서는 자세를 취하는 등 2명은 일부 운동 기능이 회복됐다. 이들은 통상의 재활 치료도 계속 받아왔다. 다만 나머지 2명은 특별한 개선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와 관련해 "유효성의 가능성이 시사됐다"며 "더 많은 환자를 상대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벌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척수 손상은 교통사고 등이 원인으로, 운동이나 감각이 마비된 환자에게 현재는 재활치료 이외에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다.
국내 연구진이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를 이용해 고형암까지 치료할 수 있는 항암 기술을 제안했다. 한국화학연구원 박지훈 박사팀은 인체의 말초 혈액 유래 대식세포를 이용해 항암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CAR-M'(카-엠·카 대식세포) 생산에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키메라 항원 수용체 T' (CAR-T·카-티) 세포 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에 CAR 유전자를 도입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적으로 변형시킨 유전자 세포 치료제다. 특정 혈액암에 뛰어난 효능을 보여 '꿈의 항암제'라고도 불리지만, 폐암 등 고형암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이에 고형암 내부까지 침투할 수 있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를 활용하려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지만, 항암 유전자 변형이 짧은 시간 동안만 가능해 치료 효과가 낮았다. 연구팀은 렌티바이러스를 유전자 전달 매개체(vector)로 사용해 대식세포의 손상 없이 항암 유전자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렌티바이러스는 주로 T세포 유전체에 CAR 유전자를 심는 매개체로 사용된다. 다만 대식세포는 렌티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효율을 높이기 위해 투입되는 중합체와 합쳐지면 독성이 생긴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중합체와 섞지 않고도 유
당뇨병 치료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 : 세마글루티드)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억제제(SGLT2i)가 당뇨병 환자의 치매 위험을 33~43%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대 징촨 궈 박사팀은 최근 미의학협회 저널 JAMA 신경학(JAMA Neurology)에서 당뇨병 환자 39만여명의 전자건강기록 데이터를 이용, GLP-1RA와 SGLT2i, 기타 혈당강하제(GLP)와 알츠하이머 및 관련 치매(ADRD) 위험 간 연관성을 추적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GLP-1RA와 SGLT2i 사용자는 기타 혈당강하제 사용자보다 알츠하이머 및 관련 치매 위험이 33%와 43%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두 약물 사용자 간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혈당 강하는 물론 심혈관·신장 건강 및 체중 감소 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GLP-1RA와 SGLT2i가 ADRD 위험을 낮춰줄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가 제시되고 있지만 그 연관성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14년 1월~2023년 6월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50세 이상 환자 39만6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 연구팀이 슈퍼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금 나노입자와 지질 나노입자 기반 신규 항생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고위험성 세균이다. 이는 항생제 오남용에 의해 생기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슈퍼박테리아를 '차세대 팬데믹'이 될 것으로 경고했다. 연구팀은 유익한 균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특정한 병원균만을 선택적으로 사멸할 수 있는 바이오 나노 기술을 개발했다. 슈퍼박테리아 녹농균의 생존에 필요한 철분을 세포 내로 이동시키는 유기물질인 '시데로포어'(siderophore)에 금 나노입자를 결합, 새로운 개념의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여기에 특정 파장의 빛(근적외선)을 처리하면 세균으로 들어간 금 나노입자가 순간적으로 수백도의 열을 발생시켜 녹농균을 사멸시키는 원리다. 피부 감염 생쥐 모델을 이용한 실험 결과, 상처가 신속하게 치유된 모습이 확인됐다. 면역세포나 정상 피부 조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또 유전체 편집 시스템인 '크리스퍼 카스 13a 유전자 가위'(CRISPR-Cas13a)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지질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가이드RNA가 교정해야 할
산림청은 4월 이달의 임산물로 기력 회복에 좋은 '산마늘'을 선정했다. '명이나물'로 알려진 산마늘은 특유의 향긋한 향과 알싸한 맛을 지닌 임산물로,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면역력 강화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특히 알리신 성분이 항균과 항암 작용을 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각종 미네랄과 다양한 비타민이 함유돼 있어 원기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산마늘은 한 포기에서 잎이 2∼3장 나오는데, 광합성을 위해 잎 한 장은 꼭 남겨놓아야 한다. 한 포기를 심어도 잎은 1∼2개밖에 얻을 수 없는 귀한 임산물이다. 최근 산마늘은 장아찌뿐 아니라 나물무침과 쌈 채소, 페스토 등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박은식 산림산업정책국장은 "산마늘은 항산화 성분과 면역강화 효과가 뛰어난 우리 숲의 보물 같은 임산물"이라며 "우리 임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어업활동을 하는 어업인들은 주로 어깨와 허리, 무릎 등의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수산부는 어업인의 업무상 질병 현황을 파악하고 예방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어업인의 업무상 질병 및 손상 조사'를 해보니 어업인이 자주 앓는 질환은 근골격계(34.3%), 순환기계(17.1%), 호흡기계(10.7%) 등 순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근골격계 질환이 주로 발생하는 부위는 어깨(22.1%)와 허리(19.6%), 무릎(14.9%) 순이다. 업무상 질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으로는 반복적인 동작(20.7%)이 가장 많았다. 어업인의 질병 발생률(1년 중 1일 이상 휴업)은 평균 5.7%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어업인의 업무상 손상 발생률(1년 중 1일 이상 휴업)은 평균 2.2%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주로 발생하는 손상 유형은 작업 중 미끄러짐, 넘어짐 사고가 전체의 61.4%로 가장 많았다. 해수부는 어업인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경상대병원과 인제대부산백병원, 조선대병원 3개 기관을 어선안전보건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전국 200개 도서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어업인을 대상으로 '비대면 섬닥터'를
관상동맥질환 환자가 흔히 '스텐트 시술'이라고 불리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으면 재발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 의료진이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서 아스피린보다 다른 약제인 '클로피도그렐'이 더 효과적임을 입증해 이를 세계적인 학술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삼성서울병원이 최근 전했다. 이 병원 순환기내과 한주용·송영빈·최기홍 교수와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박용환 교수 연구팀은 2020∼2023년 국내 26개 의료기관에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5천506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항혈소판 치료를 끝낸 후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한 2천752명과 아스피린을 복용한 2천754명을 2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클로피도그렐 복용 환자가 아스피린 복용군보다 사망 위험이 29%,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46% 낮았다. 출혈 발생률은 두 그룹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 대비 허혈성 사건을 줄이면서도 출혈 위험은 증가시키지 않아 매우 이상적인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심장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임상연구'로도 선정돼 한 교수가 전
생쥐의 뇌세포가 어떤 구조를 이루고 어떻게 서로 연결돼 있으며, 뇌세포 구조와 연결이 뇌 활동과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 보여주는 사상 최대의 고해상도 포유류 뇌 배선 지도가 완성됐다. 150여명의 과학자가 7년여에 걸쳐 생쥐의 뇌세포 구조 및 연결 지도를 구축해온 마이크론(MICrONS : Machine Intelligence from Cortical Networks) 컨소시엄은 11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와 자매 학술지에 그동안 구축한 고해상도 생쥐 뇌 배선 지도를 10편의 논문으로 공개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산하 정보고등연구기획청(IARPA)에서 이 연구를 담당했던 데이비드 마코위츠 박사는 "MICrONS 연구 성과의 혁신적 잠재력은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에 비견할 만하다"며 "신경과학의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MICrONS은 이전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능 이해에 필요한 수준에서 신경 구조와 기능 간 관계를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이는 뇌 전체 수준으로 연구를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해상도 생쥐 뇌 배선 지도는 뇌 시각피질의 1㎣ 크기 조직을 분석한 것으로, 약 20만개
한국재료연구원(KIMS, 이하 재료연)은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 연구팀이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관절 윤활액을 이용해 골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을 10분 내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골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비슷한 질병처럼 보이지만,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달라 초기 진단에서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엑스레이, MRI, 혈액검사 등이 진단에 활용돼 왔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정확도에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관절 속에 있는 윤활액에 포함된 대사산물(몸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의 결과물)의 조성 차이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두 관절염을 10분 이내로 구분하고, 류마티스 관절염의 중증도까지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완성했다. 연구팀은 '표면증강 라만산란(SERS)' 기술을 활용했다. 표면증강 라만산란은 분자 고유의 광학신호가 수백만배 이상 증폭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관절 윤활액 속 미세한 분자의 신호를 증폭하고, 이를 인공지능 분석법과 수학 알고리즘으로 계산해 관절염을 유발하는 극미량의 물질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또 체액이 잘 흡습되는 종이 표면에 바다 성게 모양의 금 나노 구조체를
인제대학교 연구팀이 스마트폰과 연동해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초고감도 바이오센서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이번 진단은 기존 검사보다 간편하고 저렴하면서도 정확도를 높여 병원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인제대 디지털항노화헬스케어학과와 의공학과 공동 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실렸다. 핵심 기술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극소량(2.8nM·나노미터)으로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듀얼 모드 나노자임' 센서다. 도파민은 기억력과 운동 능력 등에 관여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대표 바이오마커다. 연구팀은 라카제와 카테콜 산화효소 등 2개 효소의 기능을 모방한 나노자임을 스크린 인쇄 전극에 전기화학적으로 도금하고, 도파민이 존재할 경우 전기 신호 변화와 색상 변화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구현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센서 색상의 변화를 인식해 앱을 통해 결과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연구
심혈관 질환(CVD)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는 야간 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도 밤에는 먹지 않고 낮에만 식사하면 야간 근무에 따른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프랭크 시어 교수팀은 10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젊고 건강한 20명을 대상으로 야간 교대 근무를 모방하고 식사 시간을 통제하면서 심혈관 질환 위험 지표 등을 측정하는 임상시험을 실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야간 근무자도 낮에만 식사하면 교대 근무 관련 심혈관 질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교대 근무와 관련된 심혈관 건강에서 식사 시간이 수면 시간보다 더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교대 근무는 많은 연구에서 관상동맥 심장질환(CHD) 위험을 높이는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험 증가는 생활방식이나 사회경제적 지위 등의 차이로는 완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시어 교수는 야간 근무나 시차 등 일주기 불일치가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며 이 연구에서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는 전이암의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는 단서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전이된 암세포 내 '서카'(SERCA) 단백질을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을 차단하면서, 해당 단백질을 억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심장질환 부작용도 낮추는 신물질이 개발돼 동물실험에서 그 효과가 확인됐다.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박기청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김석모 교수 연구팀은 9일 기존 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전이암 환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신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이된 암세포는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보여 약물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편이다. 과거 전이암에서 SERCA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면 치료 효과가 올라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약물 개발의 화두로 떠오른 적이 있으나, 심장 질환 부작용이 한계로 지적된 바 있다. 이에 연구팀은 SERCA 단백질의 아형에 따라 달리 접근하는 전략을 세웠다. SERCA 단백질은 SERCA 1·2·3 세 가지 아형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SERCA 2는 심장 근육의 이완과 수축 기능을 담당한다. 기존에 개발된 SERCA 단백질 억제제는 아형 구분 없이 SERCA 단백질 자체를 억제하기 때문에 심장 질환
업소나 가정에서 많이 태우는 향초는 인테리어 효과에서부터 스트레스 완화에 이르기까지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향초에서 나오는 불빛이 감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은은하게 퍼지는 향은 후각을 통해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심리적인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향초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연소 작용은 공기 중 음식 냄새 등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런 향초를 사용할 때 꼭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따르면 세명대 보건바이오대학 보건안전학과 양진호 교수 연구팀은 실내에서 향초를 태울 때 발생하는 입자상 물질의 변화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주택에 향초를 켠 후 촛불을 켠 곳, 3m 떨어진 곳, 6m 떨어진 곳에서 각각 공기 샘플을 수집해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극초미세먼지(PM1) 농도 및 실내 미생물 군집 구성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향초를 태운 지점의 30분 후 미세먼지 농도는 향초를 태우기 전보다 1.52배 증가한 것으로
지난 10년간 고혈압 환자의 입원 기간이 대폭 감소했지만, 병·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여전히 불필요한 입원 치료가 이뤄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최근 2010∼2019년 고혈압과 폐렴 입원 환자의 입원 기간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고혈압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은 2010년 38.1일에서 2019년 7.0일로 81.6%(31.1일)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폐렴 환자는 16.1일에서 11.7일로 27.3%(4.4일) 감소했다. 폐렴의 경우 지난 10년간 의료기관에 따른 환자의 입원 기간 차이가 줄었지만, 고혈압은 오히려 늘어났다. 폐렴 환자의 '의료기관 간 차이로 발생하는 비중'은 2010년 21.0%에서 2019년 9.6%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고혈압 환자는 25.7%에서 31.3%로 증가했다. 이 비중은 동일한 질병을 가진 환자가 의료기관에 따라 입원 기간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비중이 0%이면 어느 병원에 가더라도 입원 기간이 동일하고, 100%이면 병원에 따라 입원 기간이 모두 달라, 비중이 클수록 의료기관 간 입원 기간 차이가 벌어진다. 고혈압과 폐렴 모두 종합병원급 이상(상급종합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노인과 접종하지 않은 노인의 치매 발병 위험을 7년간 추적 관찰하는 연구에서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20% 낮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파스칼 겔드세처 교수팀은 최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영국 웨일스 지역의 79세 전후 노인 중 대상포진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의 치매 위험을 7년간 추적한 결과 접종자의 치매 위험이 비접종자보다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백신의 치매 예방 효과를 가장 명백하게 보여주는 증거라며 백신을 이용한 치매 예방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통증을 동반한 발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에 의해 발생한다. 어린 시절 수두에 걸린 후 바이러스가 신경 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가 들거나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재활성화돼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건강기록 기반의 이전 연구에서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발병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것이 백신 효과인지 백신 접종자들이 가진 건강 습관 등의 영향인지 설명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미국암학회(ACS)가 권고하는 암 생존자를 위한 영양 및 신체활동 가이드라인(ACS Guideline for Diet and Physical Activity)을 지키면 암 생존자의 사망 위험을 24%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암학회 역학연구 책임자 잉 왕 박사팀은 8일 국제학술지 미 국립암연구소 저널(JNCI)에서 비흡연 비만 관련 암 생존자 3천700여명의 생활 습관과 사망 위험을 평균 15년 이상 추적 관찰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미국암학회는 2022년 암 생존자들에게 비만을 피하고 신체활동을 유지하며,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고 알코올 섭취를 제한할 것을 권장하는 영양 및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체중 증가를 피하고 건강한 범위 내에서 유지하면서 신체활동을 성인은 매주 150~300분의 중간 강도 운동이나 75~150분의 고강동 운동(어린이·청소년은 매일 1시간 이상 중간 또는 고강도 운동)을 할 것을 권고했다. 또 건강한 식습관으로는 건강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한 녹색·빨간색·주황색 등 다양한 채소와 섬유질이 풍부한 콩류, 과일, 통곡물을 섭취하고, 대신 붉은 육류·가공육, 설탕 첨가 음료, 초가공식품, 정제 곡
추운 계절에 잉태된 사람이 더울 때 잉태된 사람보다 건강에 좋은 갈색 지방 조직(BAT:brown adipose tissue )이 더 활발해 에너지 소비가 많고 체질량지수(BMI)가 낮으며 내장비만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호쿠대 요네시로 다케시 교수팀은 8일 의학 저널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서 추운 계절과 더운 계절에 잉태된 3~78세 남녀 680여명을 대상으로 BAT 밀도와 활동성, 열 생성 등을 분석하고, BMI와 내장비만 등을 비교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방 감소에는 식습관과 운동이 중요하지만 추위와 더위에 노출되는 것도 중요하다. 추운 날씨에 노출되면 갈색 지방 조직의 활동이 활발해져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더 많은 열을 내면서 백색 지방 형태로 저장되는 지방은 줄게 된다. 갈색 지방은 에너지를 태워 체온 유지를 돕는다. 연구팀은 그러나 갈색 지방 조직의 활성에 나타나는 개인 차이가 어떤 근본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등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3~78세의 건강한 남녀 683명을 대상으로 갈색 지방 조직 밀도·활동성, 열 생성을 분석하고, 출생일을
전국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당단풍나무에 식욕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최근 당단풍나무 추출물이 식욕을 돋우는 유전자 발현은 억제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유전자 발현은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원관은 재작년 시작한 '담수생물자원 추출물 유래 기능성 플라보노이드 탐색 연구'를 통해 당단풍나무 추출물에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쿼세틴(Quercetin)이란 성분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쿼세틴은 항산화 물질로, 염증을 완화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며 지방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관 연구진이 시상하부 신경세포에 당단풍나무 가지와 잎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타이드 NPY의 유전자가 대조군에 비해 각각 72.46%와 50.61% 덜 발현됐다. 다른 식욕 촉진 신경펩타이드인 AgPR의 유전자도 당단풍나무 가지와 잎 추출물에 의해 각각 66.34%와 50.44% 발현이 억제됐다. 식욕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신경펩타이드 POMC의 유전자는 당단풍나무 가지와 잎 추출물을 처리했을 때 27.49%와 40.34% 더 발현됐다. 연구진은 당단풍나무 추출물에 든 식욕 억제 성분이 '이소퀘르시트린'과 '
45세에서 50세 사이에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심방세동(AF : atrial fibrillation) 진단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벨비트헤 대학 병원 훌리안 로드리게스 가르시아 박사팀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학술대회(EHRA 2025)에서 70세 전에 심방세동 진단을 받으면 치매 위험이 21% 높아지고 특히 65세 이전에 치매에 걸릴 위험은 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르시아 박사는 "이 연구는 심방세동과 치매 연관성을 평가한 유럽 최대 규모의 인구 기반 연구"라며 "심방세동과 치매 연관성은 70세 미만 환자에게서 더 강했고 특히 조기 발병 치매와의 연관성이 가장 강했다"고 말했다. 심방세동은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으로, 일반 인구의 2~3%에 영향을 미치며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일부 연구에서 심방세동과 치매의 독립적 연관성을 시사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으나 다른 연구에서는 이런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런 연관성의 강도와 뇌졸중과의 관계 등은 여전히 논란의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국내에서만 한해 11만∼15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2만6천명 이상이 이 질환으로 사망한다. 문제는 이미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상황에서 고령자 중 뇌졸중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작년 발표한 '뇌졸중 팩트시트'를 보면 2022년 기준으로 국내 뇌졸중 환자 중 85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미 초고령사회와의 연관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노년기에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평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흡연, 음주 등의 위험 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규칙적인 운동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에는 이 중에서도 규칙적인 운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 최신호에서 2014년과 2016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성인 41만6천03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규칙적인 운동이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뇌졸중 환자는 총 8천974명(2.2%)
병원에 가면 많은 환자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접하게 된다. CT는 X-선을 이용해 인체의 단면 영상을 정밀하게 촬영하는 검사다. 단순 X-선 촬영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인체 내부의 다양한 구조물(뼈, 혈관, 장기 등)을 횡단면 3D 영상 등으로 구현해 자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런 CT 촬영이 국내 일부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과도하게 시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오후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서울 여의도 건보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에서 개최한 미디어아카데미서 2023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 환자에게 CT 검사가 유독 많았던 병원들에 대한 자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A 병원의 경우 코로나19로 치료받은 환자 8천602명 중 30.6%에 달하는 2천630명에게 CT 검사를 시행해 전체 병원 중 검사율 1위를 차지했다. 이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외래나 입원 치료를 받게 된 환자 10명 중 3명 이상이 고가의 CT 검사를 받은 셈이다. 두 번째로 검사 건수가 많았던 B 병원도 코로나19 환자 1천940명 중 528명(27.2%)에게 CT 검사를 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삼출성 중이염 환자가 크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강병철 교수와 서울아산병원·강원대병원 이비인후과 연구팀은 이비인후과 질환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삼출성 중이염으로 수술받은 환자 수가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평균 40%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울산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강원대병원 환자 데이터를 이용해 삼출성 중이염, 만성 중이염, 돌발성 난청, 안면 신경 마비 등 이비인후과 질환의 연간 발생률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삼출성 중이염으로 환기관 삽입술(고막을 절개해 환기관을 넣는 수술)을 받은 환자는 2019년 893명이었지만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에는 562명으로 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483명, 545명으로 2019년 대비 45.9%, 38.9% 감소해 코로나19 발생 후 3년간 평균 4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삼출성 중이염은 고막 안의 공간인 중이(중간 귀)에 삼출액이라는 물이 차는 질환으로 주로 코, 인두, 후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