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스 같은 병원체나 각종 유해 이물질은 혈액을 통해 뇌 조직안으로 들어가기 어렵다. 택적 투과성을 가진 '혈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이 뇌척수액과 혈액을 분리해 이런 것들의 진입을 막기 때문이다. 뇌장벽은 뇌 모세혈관의 내피세포가 주변 세포와 밀착 연접한 구조로, 친수성 고분자 물질의 통과를 차단한다. 액에 섞인 고분자 물질이 혈뇌장벽을 통과하려면 별도의 이온 통로(channel)나 운반체가 필요하다. 렇게 혈뇌장벽은 뇌 건강을 지키는 핵심 장치지만, 뇌 신경 질환 치료의 장애가 되기도 한다. 츠하이머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만 해도, 생물학적 유발 경로와 표적 치료제를 개발해 놓고 혈뇌장벽에 걸려 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한 혈뇌장벽을 뚫고 효율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siRNA(짧은 간섭 리보핵산) 기반의 나노입자 플랫폼을,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과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과학자들 공동 개발했다. 들 두 병원은 모두 하버드 의대의 제휴 수련 병원이다. 쥐 모델에 이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뇌 조직에 쌓인 약물 축적량이 세 배로 늘어 분명한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유전적 혼란을 확산한다고 생각한다. 암세포가 분열할 때 DNA 조각을 포함한 염색체 전체가 복제되는데 부분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고 때로는 DNA 조각이 모두 사라지기도 한다. 암세포의 이런 염색체 불안정성(chromosomal instability)이 암의 공격성 강화와 연관돼 있다는 걸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MSK) 암 연구소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염색체의 안정성이 떨어질수록 세포핵에 있어야 할 DNA 조각이 더 많이 세포질로 밀려나는 게 문제였다. 면역 세포는 암세포의 이런 DNA 조각을 바이러스 침입자로 간주하고 위험 경보를 울려 염증을 일으킨다.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이런 염증 반응을 견뎌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사 가위(scissor-like)' 단백질도 발견했다. MSK 암 연구소의 사무엘 바코움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저널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에 논문으로 실렸다. 의사이자 과학자인 바코움 박사는 "어떻게 암세포가 (스스로 유발한) 염증 환경에서 살아남는지를 우리는 잘 몰랐다"라고 지적했다. 바이러스가 세포의 세포질에 들어오면 cGAS(두 개의 뉴클레오타이드가 고리
우리 몸에서 쓰고 남은 열량(calorie)은 백색지방 조직(WDT)에 중성지방(triglycerides) 형태로 쌓인다. 이런 중성지방은 콜레스테롤과 함께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원인 물질로 꼽힌다. 비만한 사람은 대개 중성지방이 너무 많다. 그래서 지방세포가 죽기 시작하고 면역세포가 활성화해 염증으로 이어진다. 지방세포 주변에 생기는 이런 저강도 만성 염증은 여러 가지 비만 관련 질환의 요인 중 하나다. 지방 조직에 만성 염증을 촉발하는 특정 세포 유형과 작용 기제를,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SW)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최근 실렸다. 4일 미국 과학진흥협회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 발견은 비만 관련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연구를 주도한 라나 굽타 내과학 부교수는 "비만한 사람의 지방 세포 염증은, 과체중과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암, 당뇨병, 심장질환, 감염증 등의 중복 이환(罹患)과 관련돼 있다"라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지방조직 염증의 초기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일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중 사망자를 포함해 많은 환자가 전신의 혈관에 혈전이 형성돼 폐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는 신체의 가장 작은 혈관인 모세혈관에서조차 혈전이 발견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혈전을 막기 위해 항응고제를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항응고제를 중환자에게 고용량 투여했을 때 내출혈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득'보다는 '실'이 큰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이러한 사례들은 집중치료실(ICU)의 중환자들에게 국한된 것이며 따라서 임상시험에 중환자 편입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보도했다. 현재 여러 나라에서 환자 약 3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건의 임상시험에서 중환자의 경우 고용량의 항응고제 투여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NIH는 밝혔다. 그러나 집중치료가 필요 없는 환자들에게는 항응고제 고용량 투여가 '득'이 '실'보다 커서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들의 임상시험 편입은 계속되고 있다고 NIH는 설명했다. 임상시험에서는 환자들에게 혈전을 억제하는 항
인체가 병원체 감염에 효과적으로 맞서 싸우려면 초기 침입을 감지해 곧바로 위험 경보를 발령해야 한다. 그래야 T세포와 같이 병원체를 직접 공격하는 면역 자원을 신속히 끌어모을 수 있다. 그런데 장(腸)에 병원체가 들어왔을 때 첫 위험 경보를 울리는 건 면역세포가 아니라 장의 상피층 점막 세포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비상경보가 면역계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염증 조절복합체(inflammasome)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장 상피 세포 수용체가 핵심 채널로 이용된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 발견은 장차 면역 과민반응으로 인한 염증 질환 치료와 염증 차단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거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수의대의 보리스 스트리펜 병리생물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으로 실렸다. 29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연구자들은, 외부 병원체를 처음 감지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존재로 대식세포나 수지상세포 같은 면역세포를 눈여겨본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선 장 상피세포가 그 역할을 하는 거로 나타났다. 논문의 수석저자
비만이 대장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남녀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Bristol) 대학 세포·분자의학대학의 엠마 빈센트 교수 연구팀은 남성은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 여성은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WHR: waist-to-hip ratio)이 대장암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2일 보도했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방에서는 25~29면 과체중, 30이상이면 비만으로 간주된다. WHR은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수치로 여성은 0.85, 남성은 0.9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간주된다. 남녀 대장암 환자 5만8천221명과 대장암이 없는 남녀 6만7천6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남성은 BMI 4.2 kg/㎡당 대장암 위험이 23%, 여성은 BMI 5.2 kg/㎡당 9%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WHR은 0.07 올라갈 때마다 여성은 대장암 위험이 25% 높아지는 데 비해 남성은 5%에 불과했다. 이는 남성은 BMI가 높을 때, 여성은 WHR이 높을 때 대장암 위
대장 내시경의 보급으로 조기 암 검진과 전암성 병소( precancerous lesions)의 검진 단계 제거가 늘어나면서 대장암 사망률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서구 국가에서 대장암은 아직도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에 이어 4번째로 위험한 암으로 꼽힌다. 대장암 종양은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자라, 말기(advanced stage)에 이르러야 검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말기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5%에 불과하다. 특히 화학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재발하는 암은 더 공격적이고 더 치명적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암의 재발에 암 줄기세포가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본다. 대장암의 재발 과정에서 '분자 스위치(molecular switch)'처럼 줄기세포 유전자를 조절하는 특정 단백질을 독일 막스 델브뤼크 분자 의학 센터(MDC)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22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이 찾아낸 Mll1라는 단백질은 DNA를 기반으로 삼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뇌에서 이물질 차단 기능을 하는 혈뇌장벽(BBB)을 통과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해 여러 가지 병증을 일으키거나 심화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특히 일부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브레인 포그(brain fog)' 같은 인지 장애가 생기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브레인 포그는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하면서 집중력 및 기억력 감퇴, 식욕 저하, 피로감, 우울증 등이 나타나는 걸 말한다.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진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21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의 세포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은 뇌의 염증 유발에도 관여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윌리엄 뱅크스 의학 교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도 작용으로 뇌가 사이토카인과 염증 유발 부산물을 분비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뇌의 염증이 브레인 포그의 원인으로 지목된 건 처음이 아니다. 영국 버밍엄
암 종양엔 치료제가 겨눌 만한 분자 표적이 없는 세포도 일부 포함돼 있다. 그런데 항암 면역치료를 받은 환자 중엔 이런 종양이 완전히 제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처럼 면역 치료제가 조준할 표적이 없는 암세포까지 죽는 건 하나의 미스터리였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의대 연구진이 마침내 그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fas라는 이 단백질을 적절히 조절하면 암 재발을 막는 것도 가능할 거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에 논문으로 실렸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항암 면역 치료제는 암세포 표면의 항원을 표적으로 삼는다. 하지만 하나의 종양을 구성하는 모든 암세포에 동일한 표적 항원이 있는 건 아니다. 예컨대 대부분의 세포가 CD19 표면 단백질을 갖고 있는데 일부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종양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항원 탈출(antigen escape)'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표적 항원의 발현이 도중에 중단돼 면역치료가 실패하고 암이 재발하는 걸 말한다. 연구팀은 인체 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