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 친환경 컵?…'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주의보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가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취지에서 다회용(리유저블) 컵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언뜻 봐서는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캠페인처럼 보이지만, 환경단체들은 스타벅스의 당시 행사가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 환경주의)의 전형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이 컵 또한 몇 번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사실상 새로운 플라스틱 쓰레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린워싱은 'Green'과 '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친환경을 추구하는 듯 홍보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기후위기가 심화하고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가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친환경 마케팅 기법은 기업들의 이미지 세탁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사례 외에도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거나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친환경'이나 ' 무공해', '무독성'을 강조한 제품 광고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자연에서 100% 생분해돼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주방세제 광고는 대표적인 부당 광고 사례에 해당한다.

 세척력에 필요한 주요 성분인 계면활성제는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생분해도가 높아 수질 오염 저감에 기여한다'는 식의 문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린워싱은 단순히 제품뿐만 아니라 금융, 발전 등 여러 분야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녹색금융의 '투자기준' 역할을 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가 포함된 데 대해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LNG 발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석탄발전의 70%에 달하는 만큼 LNG 발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것은 '그린워싱'이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외국에서는 녹색채권 발행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그린워싱' 채권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친환경 사업 실적이 의심스러운 회사가 발행한 녹색채권을 투자자들이 기피하는 것인데, 일례로 한 채권펀드 매니저는 JP모건이 화석연료 산업에 많은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이유로 JP모건의 녹색채권 매입을 거부했다.

 일부 기업들은 기업 자체, 혹은 자신들의 사업을 '친환경'이라 일컬었다가 '그린워싱' 논란에 휘말리기도 한다.

 2017년에는 석탄발전소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설비', '친환경 저원가 발전소' 등의 문구를 광고에 사용하다가 그린피스 등으로부터 국민권익위에 제소당했다.

 최근에는 LNG 기업들이 비슷한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달 시민단체 기후솔루션은 LNG 사업을 '친환경 사업'으로 광고한 SK E&S를 공정위에 제소하고 환경부에 신고했다.

 LNG가 친환경이 아님에도 SK E&S가 홈페이지와 유튜브 영상에 '탄소 없는 친환경 LNG 시대를 연다' 등의 표현을 한 것이 '그린워싱'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친환경'이라는 이미지 뒤에 숨은 이런 '가짜 친환경'을 찾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환경부가 운영하는 환경표지제도인 '친환경 마크'는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친환경적인 제품을 선별해 인증하는 제도인 만큼 녹색 제품을 선택할 때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아울러 개별 기업이 기업활동을 통해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공개하는 환경정보공개시스템(env-info.kr)에서는 기업별 자원·에너지 사용량 및 온실가스·환경오염물질 배출량, 녹색제품 구매 실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제조업자, 제조판매업자 또는 판매자가 제품의 환경성과 관련해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할 경우 환경산업기술법에 따라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

 다만 환경부는 제재 대상이 '제품'에 한정돼 있어 '제품'이 아닌 '기업'이나 '산업' 등을 친환경으로 홍보하는 경우 제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후솔루션의 신고와 관련해 법리검토를 하고 있는데 법에 '제품의 환경성'이라고 명확히 표시돼있기 때문에 산업과 기업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관련 문제 제기가 많아져 법 개정이 필요할지 등도 함께 검토 중인데 해당 법은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경우 처벌하게 돼 있기 때문에 오인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을 설정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들은 '그린', '클린' 혹은 '친환경' 등의 단어에 현혹되지 말고 기업 활동의 전 과정을 살펴보고, 기업 자체의 정체성을 분석해 '그린워싱'을 구분해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LCA(라이프사이클 어세스먼트)를 통해 해당 기업의 산업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품 생산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에 걸쳐 평가해야 한다"며 "아울러 특정 제품이 친환경적이라고 해도 그 기업이 석탄산업에 투자하는 등 다른 환경 파괴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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