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공동체인식↑, 삶 만족도↓

보건사회연구원, '사회경제적 위기와 사회통합' 실태조사
만족도 하락하고 우울감 상승…자영업자·40~50대 두드러져
국민 자부심·사회통합도, 응집력·결속력 높아져

 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국민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하락하고 우울감은 커졌지만, 위기 상황에서 '한배를 탔다'는 공동체 인식은 전보다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족도 하락과 우울감 상승은 자영업자나 40대~50대 연령층에게서 특히 컸으며 행복감은 20대~30대에서 줄어든 정도가 컸다.

 동체 인식이 강해진 것은 개인의 권리보다는 의무감과 유대감을 우선시하는 가치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7일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Ⅷ)'(여유진 외) 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의 '사회·경제적 위기와 사회통합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작년 6월21일~9월17일 전국 19~75세 남녀 3천92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 '삶에 만족하십니까' 10점만점 중 5.9점…코로나 직전보다 0.25점 하락

'요즘 삶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0점(전혀 만족하지 않는다)~10점(매우 만족한다) 사이의 점수를 매기게 한 결과 응답자는 평균 5.90점을 줬다.

 이는 2019년 조사 때의 6.15점보다 0.25점 낮아진 수치다. 보사연이 2014년 이후 실시한 이 설문  조사에서 이 항목의 점수가 6점 아래인 것은 2015년(5.65점)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그동안 점수는 2014년 6.05점, 2016년 6.17점, 2017년 6.33점, 2018년 6.28점 등이었다.

 삶의 만족도는 전연령대에서 2년 전보다 감소했는데, 특히 20대~30대가 6.34점에서 6.06점으로 0.28점, 40~50대가 6.13점에서 5.88점으로 0.25점 낮아져 낙폭이 컸다.

 경제활동 상태별로 볼 때는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점수가 6.25점에서 5.66점으로 0.59점이나 떨어져 하락이 두드러졌다. 다른 직종에 비해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에 더 강한 직격탄을 맞았음을 시사한다.

 임시일용직의 경우 5.68점에서 5.50점으로 0.18점 하락해 자영업자보다는 떨어진 정도가 덜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매긴 점수 자체는 더 낮았다.

 소득 수준별로는 5분위 소득 중 5분위에 속하는 고소득자들의 점수가 6.68점에서 6.28점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는데,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어 이전보다 낮은 점수를 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어제 어느정도 행복하셨습니까?'라는 질문(0~10점)을 통한 주관적 행복도 조사에서도 평균 점수가 2019년 6.48점에서 6.33점으로 0.15점 하락하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이런 점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다고 봤다.

 세부적으로는 20대와 30대(6.84점→6.55점), 자영업자(6.49점→6.07점)의 하락 정도가 컸다.

 반면 우울감을 느끼는 수준은 더 높아졌다. '어제 어느정도 우울하셨습니까'(0~10점)라는 질문에 대한 점수는 2.71점에서 2.93점으로 2년 사이 0.22점 높아졌다.

 연령대별로는 40대~50대의 우울감이 3.10점(2019년 2.71점)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점수가 높았고, 증가폭도 컸다.

 20대~30대의 우울감 역시 2.44점에서 2.67점으로 상승했는데, 60대~70대의 경우 3.19점에서 3.04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코로나19 유행기에서 가족간 연대가 강해진 것이 60대~70대의 우울감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우울감에서도 자영업자의 상승폭(2.58점→3.07점)이 상당히 컸다.

 ◇ '사회통합 잘돼' 4.17점→4.59점 상승…"재난극복 과정서 결속력 높아져"

 코로나19 유행기를 거치면서 개인적인 만족감이나 행복도는 떨어졌지만,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이나 사회가 통합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정도는 전보다 높아졌다.

 '한국 국민인 것을 어느정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1~4점)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이 매긴 평균 점수는 2.96점으로, 2019년의 2.88점보다 높아졌다.

 상승폭은 특히 20대~30대(2.82점→2.92점)에서 가장 컸지만, 점수 자체로 보면 40대~50대 2.96점, 60대~70대 3.04점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이 컸다.

 보고서는 "비록 팬데믹으로 개인적·국가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었지만, 방역이나 경제면에서 상대적으로 성공적으로 대응했다는 국내·국제적 평가가 자부심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나라가 사회통합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보십니까?'(전반적인 사회통합도·0~10점)라는 질문에 대한 점수 역시 상승했다. 2019년 4.17점보다 0.42점 상승한 4.59점을 기록했다.

 사회통합도 점수는 이번 조사와 2017년 조사(4.50점) 때를 빼고는 4.17~4.18점 수준이었는데, 2017년 조사 시점은 이른바 '촛불혁명'이 일어났던 때였다.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우리 사회가 믿을 수 있는 사회다'·0~10점)도 마찬가지로 2019년 5.00점에서 이번 조사 때는 5.37점으로 올랐다.

 보고서는 "재난 시기에는 '모두 한배를 탔다'라는 인식이 증가하면서 사회응집력과 결속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의 권리보다 의무감과 세대 간 연대를 우선시하고 공동체 모두에 이익이 되는 조치와 규칙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유교적 가치관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로 '사회적인 지지를 얼마나 받고 있는지'(전반적인 사회적 지지·0~10점) 문항의 점수는 5.67점으로, 2017년의 5.94점보다 하락했다. 특히 20대~30대 청년층의 점수가 6.30점에서 5.91점으로 떨어져 하락폭이 컸다.

 '아플 때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에 대해 78.54%만 그렇다고 대답해 2017년의 83.64%보다 하락했고, '큰돈을 빌려줄 사람이 있다'(71.51%→64.76%),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야기 나눌 사람이 있다'(91.54%→89.50%) 항목에서도 모두 2017년보다 답변율이 떨어졌다.

 보고서는 "거시적인 신뢰도는 눈에 띄게 상승한 반면 미시적 수준의 대인 신뢰는 일부 집단에서 오히려 약간 하락했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사회적 신뢰가 크게 높아졌지만, 이런 신뢰가 대인 신뢰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교류와 문화 생활이 극도로 위축됐고 학교 휴교로 돌봄의 공백도 컸다"며 "주부, 청장년 비경제활동 인구에게 사회적 지지의 필요와 결핍 간 괴리감이 더 컸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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