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호우 이후 다시 찾아온 무더위에 온열질환자가 또다시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61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직전일인 20일 45명에서 하루 만에 35.6% 늘었다. 질병청은 올해 5월 15일부터 전국 의료기관 517곳 응급실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전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사망자 9명을 포함해 1천717명이다. 지난해 감시 시작일인 5월 20일을 기준으로 보면 1천7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7명(사망자 3명) 대비 2.67배 규모다. 온열질환자는 기록적인 호우로 인해 지난 15일부터 닷새 연속 한 자릿수였으나 폭염이 다시 시작되면서 급증세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제때 조치하지 않으면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서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흔히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올해 누적 환자 중 절반 이상인 59.9%가 열탈진이었고, 열사병이 17.9%, 열경련 12.3%, 열실신 8.6% 등이다. 노약자가 특히 취약해 전체 환자의 33.8%가 65
폭우가 그치니 폭염이 찾아온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동쪽 해상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이 북상, 중부지방도 이날로 장마가 종료되겠다. 지난 16일부터 최대 약 800㎜(경남 산청 시천면·20일 오전 11시까지)의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진 이유로 기상청은 우리나라 북쪽 절리저기압과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에서 성질이 다른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돼 강하게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우리나라 북쪽에 절리저기압이 장기간 머물며 차고 건조한 공기를 지속해서 유입하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성질이 다른 공기들이 충돌하며 형성된 '띠' 모양 비구름대가 한 지역에 장기간 머물면서 한 지역만 겨냥한 듯한 극한호우가 내렸다. 지난 16일 이후 1시간에 100㎜ 이상 내린 사례는 총 3건(17일 충남 서산과 경남 산청 단성면, 20일 경기 포천시 내촌면)이다. 1시간 강우량이 90㎜대인 경우는 5건(16일 충남 서천 서면, 17일 충남 홍성과 전남 나주, 19일 산청 시천면과 인천 옹진군 영흥도)이다. 앞으로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은 상태가 이어지겠다. 남서풍 또는 서풍이 불며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
4월의 출근길, 지하철에 올라탄 사람들의 이마에는 벌써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봄이 이렇게 덥다고?"라는 투덜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유치원 앞 버스정류장에선 부모들이 "선풍기라도 달아달라"며 민원을 넣는다. 스마트폰 날씨앱은 연일 '폭염경보'를 울리며 사용자들을 긴장시키고, 아파트 베란다의 온도계는 38도를 가리킨다. 낮에 달궈진 아스팔트는 열기를 뿜어내며 도시의 온도를 식히지 못한다. 냉방 수요는 연일 급증해 전력망이 위태롭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여름작물의 수확 시기는 예측 불가능해졌고, 일부 노년층과 저소득층은 에어컨 없이 버티다 응급실을 찾는다. 심지어 '열사병 경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 모든 장면은 AI가 예측한 2035년 한국 여름의 풍경이다. 챗GPT, 제미나이(Gemini), 그록(Grok) 등 주요 AI 모델이 기존 기후 예측 시나리오 등을 분석해 공통으로 내놓은 결론은 하나였다. "한국의 여름은 지금보다 훨씬 길고, 뜨거우며, 사회 시스템 전반의 취약함을 드러낼 것이다"라는 것이다. 이런 AI의 예측은 단순한 미래 예언이 아니라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이런 미래를 피할 길은 정말 없을까"라고 말이다. ◇ AI가 그린 2
매년 여름이면 '아프리카만큼 더운 지역'이라는 의미의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단어는 2010년대 중반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쓰이기 시작해 2015∼2016년께 언론 보도에도 등장하면서 대중에게 친숙해졌다. '대프리카' 표현 때문에 대구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재 기후 상황에서는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이 표현이 등장할 시기 대구는 우리나라 역대 최고기온(1942년 8월 40도) 기록을 보유했던 곳이지만 이 기록은 이미 2018년 다른 지역에 넘어갔다. 또 가장 무더운 시기인 7∼8월 최고기온 평균값도 대구보다 높은 지역이 여러 곳 있고 폭염 지속일수도 다른 지역이 더 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장 더운 지역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여러 지표 중 역대 최고기온, 7∼8월 최고기온 평균값, 최장 폭염일수 등의 기준으로 더운 지역들을 살펴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통계 데이터만으로는 어느 지역이 가장 덥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우며 기후 변화 등 기온에 영향을 끼치는 인자가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기온이 오르는 추세인 만큼 대구보다 더 더운 지역이 계속 출현할 수
올여름 기록적인 속도로 늘어나던 온열질환자가 최근 나흘 연속으로 감소하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하루 전국 516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26명이었다. 다행히 추가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달 8일 하루에만 257명의 환자가 나와 2011년 온열질환 감시체계 가동 후 일일 기준 최고치를 찍었으나 이후 전날까지 나흘 연속 환자가 줄었다. 하루에 환자가 20명대로 발생한 것은 지난달 27일(24명) 이후 15일 만이다. 이로써 전날까지 올여름 누적 온열질환자는 1천523명(사망자 9명 포함)으로 늘었다. 작년 감시 시작일인 5월 20일부터로 따졌을 때 누적 온열질환자는 1천50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사망자 3명 포함 523명)의 2.9배 수준이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올여름 온열질환자 77.3%가 남자였고,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의 34.0%를 차지했다.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작업장(29.0%), 논밭(13.5%) 등 실외(7
지난 8일 경기 광명과 파주의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기온이 40도를 넘는 곳이 나온 것이다. '최고기온 40도대 폭염'이 뉴노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기후변화는 완화할 수는 있어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바뀐 기후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가 '기후안심마을' 조성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기후위기 취약계층 실태조사'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기후위기 적응 시설을 패키지로 설치해주는 '기후안심마을' 조성 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환경부는 그간에도 건물 옥상과 외벽을 열 차단 페인트로 칠하거나 야외 노동자를 위한 폭염 쉼터 조성 등 기후위기 적응 시설 설치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시설별로 사업이 이뤄지다 보니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한 마을에 생기는 리스크를 분석한 뒤 필요한 시설을 모아서 설치할 계획"이라며 "사업 과정에 주민 의견을 반영해 지역 맞춤형 시설을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상순(1∼10일) 전국 평균기온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민 횟감' 광어와 우럭의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고수온으로 대규모 폐사가 일어난 데 이어 올해는 폭염이 더욱 빨리 우리나라를 덮치면서 양식 어종 등의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광어 도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올랐으며 우럭은 같은 기간 41.8% 상승했다. 우럭 도매가격은 ㎏당 1만6천125원이며 광어는 1만9천300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우럭과 광어는 산지 가격과 도매가격이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서도 많이 올랐다. 지난해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한 것이 올해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럭은 다년생 어종인데 지난해의 대량 폐사로 작년보다 양식 물량이 적은 상황이다. 이에 이달 우럭 출하량은 1천150t(톤)으로 작년보다 6.7% 감소할 것이라고 수산업관측센터는 예상했다. 우럭 도매가격은 이달에는 1만5천500원으로 전달보다 하락했다가 다음 달에는 휴가철 수요 증가에 다시 1만6천5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달과 다음 달 우럭 도매가격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7.0%와 19.5%를 기록할 것으로 보
폭염이 한반도를 뒤덮으며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8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486명의 2.5배에 달하는 1천212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사망자도 작년(3명)의 3배에 가까운 8명이나 발생했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도 일부 지역의 기온이 체온(36.5도)보다 높은 40도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관측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대기 온도가 체온을 넘어설 때가 건강에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온열 질환 전문가인 순천향의대 생리학교실 이정범 교수(대한생리학회 환경생리분과 위원장)는 "기온이 체온을 넘어서면 우리 몸은 생명 유지 시스템에 비상이 걸린다"면서 "그 이유는 우리 몸에서 열을 배출하는 정상적인 체온조절의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사람의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다. 체온이 올라가면 피부나 땀을 통해 열을 배출하면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때 열은 복사(60%), 증발(22%), 대류(15%), 전도(3%)의 방식으로 방출된다. 하지만 외부 기온이 체온(섭씨 36.5도)보다 높아지면 이 방출 경로가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무더위가 맹위를 떨친 8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하루 전국 516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모두 238명(사망 1명 포함)이다. 하루에만 온열질환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드문 일이다. 이로써 질병청이 5월 15일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래 전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1천228명으로, 1천명을 넘어섰다. 작년 감시 시작일인 5월 20일부터로 따졌을 때 올여름 온열질환자는 1천21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486명)의 2.5배에 달했다. 올여름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지금까지 8명 발생했다. 지난해(3명)의 3배에 가깝다. 질병청에 따르면 2011년 감시체계 가동 이후 지난해까지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238명(남성 145명, 여성 93명)으로, 이 가운데 65.5%인 156명이 60세 이상 고령자였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