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문제가 없어도 잠잘 때 나타나는 심박수 변동성(HRV:heart rate variability)을 통해 뇌졸중이나 우울증, 인지기능 장애 같은 미래 건강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베른대학병원 이리나 필첸코 박사팀은 24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신경학회 연례회의(EAN Congress 2025)에서 4천여명에 대한 관찰 연구에서 수면 중 심장 리듬과 미래 건강상태 사이의 강한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심박수 변동성은 심장 박동의 시간 간격이 얼마나 변하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몸의 물리적, 정서적 상태에 따라 조정된다. 신체 활동이 많은 낮에는 보통 HRV가 크고 밤, 특히 수면 중에는 휴식 모드가 반영돼 HRV가 감소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성인 4천170명의 수면 중 심박수 변동성을 측정하고 이들의 뇌졸중, 우울증, 인지기능 장애 등 위험을 평균 3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수면 중 심박수 변동성의 특정 패턴이 미래의 뇌졸중, 우울증, 인지기능 장애 등에 대한 경고 신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박수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불규칙한 패턴을 보이면 뇌졸중 위험이 높고, 반대로 심박수 변동성이
한여름에 접어들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263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2명은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 24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 신고 결과에 따르면 지난 주말(21∼22일) 전국 517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에 온열질환자 11명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질병청이 올해 온열질환자 감시를 시작한 지난달 15일 이래 누적 환자는 263명으로 늘어났다. 온열질환자는 지난주 주 중반에 특히 많이 발생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치솟으며 무더웠던 지난 18일에는 25명이, 내륙에 이른 장마가 시작된 지난 19일에는 22명의 온열질환자가 각각 나왔다. 특히 18일에는 부산에서 올해 첫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나왔다. 이튿날인 19일에는 서울에서 추정 사망자가 추가로 신고됐다. 여름철 더위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있으나, 고온에 장기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럼,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한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환자 등 만성질환자나 고령자, 소아 등 건강 취약계층은 폭염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작년 온열질환 감시체계로 신고된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가 간헐적으로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기기에 비해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김지윤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19∼2022년 사이 연속혈당측정기를 한 번 이상 사용한 제1형 당뇨병 환자 7천786명을 24개월 추적 관찰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와 간헐적 스캔형 혈당측정기 사용 그룹으로 나눈 뒤 당화혈색소 수치 변화를 분석했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연속혈당측정기는 당뇨병 환자가 손끝 채혈 대신 팔이나 배 등에 패치를 부착한 뒤 스마트폰 등으로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이 중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는 5분마다 자동으로 혈당 수치를 측정해 알려주고, 간헐적 스캔형 혈당측정기는 사용자가 직접 센서를 스캔해 혈당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분석 결과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한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3개월 만에 8.9%에서 7.1%로 감소했다. 간헐적 스캔형 기기를 사용한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8.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환자 중심의 재택 치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말기콩팥병 환자가 병원 대신 집에서 받을 수 있는 '복막투석'은 외면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의기협)는 4월 28일부터 5월 18일까지 20세 이상 성인 1천184명(일반인 768명, 환자 및 보호자 416명)을 대상으로 말기콩팥병과 투석 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날 의기협과 대한신장학회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동 개최한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지속 가능한 치료의 길-재택 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방안'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손상된 경우로, 병세가 진행되면 암보다도 더 큰 진료비를 부담하는 말기콩팥병에 이르게 된다. 말기콩팥병 환자의 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하다. 투석은 집에서 할 수 있는 복막투석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혈액투석으로 나뉜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10년 5만8천여명 수준이던 말기콩팥병 환자 수는 2023년 약 13만7천명으로 13년 만에 2.3배 증가했다. 하지만 혈액투석 대비 의료비용이 적은 복막투석의
우리나라는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커피 소비량이 많은 나라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152잔)의 2.7배에 이른다. 하지만 커피 섭취에 유의해야 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임산부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육아 카페 등에는 "임신 중 커피 한 잔도 위험한가요?", "디카페인도 피해야 하나요?" 등의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카페인이 유산이나 태아의 성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산부에게 커피는 정말 금기 식품일까. 과학적 사실과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사실 여부를 따져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내외 보건당국의 권고에 따르면 하루 커피 한 잔은 대부분 안전한 범위에 있다. 하지만 카페인의 체내 분해 속도는 개인차가 크고, 특히 임산부는 카페인의 대사 능력이 낮기 때 문에 자기 몸 상태에 따른 섭취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학적으로는 카페인 권고량 이내의 커피 섭취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설이지만, 불안한 증상이 있거나 기형아 출산 등의 가족력이 있다면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디카페인으로 대체하는
쌍둥이를 낳은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초기 산모의 30%가 고도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번 달 11일까지 쌍둥이를 임신했거나 키우는 부모 4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울 검진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검사 도구는 중앙난임·임산부 심리 상담센터에서 사용하는 PHQ-9(우울 진단 척도)와 EPDS-K(한국판 산후우울증 척도)를 적용했다. 이에 따르면 쌍둥이 임신부의 20.4%는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9.3%는 경도 우울증, 8.3%는 고도 우울증이었다. 쌍둥이를 출산한 지 12주 이내인 산모 중에서는 39.5%가 우울 판정을 받았다. 특히 고도 우울증이 30.2%로, 임신부에 비해 그 비중이 4배 가까이 많았다. 경도 우울증은 9.3%였다. 출산 12주 이내 산모를 포함해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를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는 55.1%가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경미한 우울 증상이 27.3%로 가장 많았고, 경도 우울증 11.5%, 고도 우울증 9.7%, 중증도 우울증 6.6%였다. 한편 쌍둥이를 양육 중인 아빠 중에서는 37.7%가 우울 증세를 겪고 있었다. 경미한 우울 증상 26.0%, 경도 우울증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2형 당뇨병 환자가 조현병 등 정신질환도 있을 경우 자살 위험이 최대 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환·의정부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백한상 교수팀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2형 당뇨병 성인 환자 87만5천671명을 2021년까지 추적 관찰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 2형 당뇨병 환자가 조현병을 함께 앓을 경우 자살 위험이 3.24배가 됐다. 조현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과잉에 따른 뇌 질환으로, 망상과 환각,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 등의 사회 인지기능 저하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과거에는 정신분열병으로 불렸다. 조현(調絃)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됐다. 이외 동반하는 정신질환 종류에 따른 자살 위험은 양극성 장애 2.47배, 우울증 2.08배, 불면증 2.03배, 불안장애 1.6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자살로 사망한 2형 당뇨병 환자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남성, 저소
"대한민국은 2030년에 태어나는 여자아이의 절반 이상이 90세를 넘겨 살 확률이 57%에 달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이 장수의 축복 뒤에는 '어떻게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라는 숙제가, 특히 치매라는 이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한치매학회 최성혜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마련한 미디어아카데미에 나와 한국 사회의 치매 현주소를 이같이 짚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막연했던 치매 환자 급증이 초고령사회의 여파로 국가와 병원, 사회 모두의 측면에서 지대한 관심사가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방법이 없거나 극복하지 못할 질환은 아니라는 게 최 이사장의 진단이다. ◇ 대한민국, 치매 100만명 시대 코앞…하지만 '희망'도 보인다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치매 추정 환자는 60세 이상 기준으로 96만명, 65세 이상 기준으로 91만명에 달한다. 여기에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각각 393만명, 280만명으로 훌쩍 뛰어오른다. 유병률로는 65세 이상 인구의 약 9.2%가 치매를, 약 28%가 경도인지장애를 각각 겪고 있다. 70대와 80
아침 식사를 거르는 일이 잦거나, 수면 부족에 시달리거나,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등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을 보유하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최대 27%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제1저자 이수진)은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성인 1만6천253명의 24시간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 교란 요인과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발생 위험을 크게 높여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불규칙한 아침 식사, 수면 시간 6시간 미만 또는 8시간 초과, 신체활동 부족, 교대 근무 등 네 가지를 일주기 리듬 교란 요인으로 규정한 뒤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살폈다. 그 결과 대상자 1만6천253명 중 5천237명(29.3%)에서 대사증후군이 진단됐다. 대사증후군 환자 중 2천627명(15.6%)은 일주기 리듬 교란 요인이 전혀 없었고, 6천406명(38.13%)은 1개, 7천220명(46.3%)은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