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중독으로 응급실을 찾는 10명 중 1명은 1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은 치료 약물에 의한 중독이었다. 2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작년 6월~올해 5월 전국 15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신체적 중독' 환자를 대상으로 '응급실 중독 심층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자의 10.6%는 10대 청소년이었다. 비중은 20대가 19.0%로 가장 컸으며 다른 연령대는 10%대 초반으로 비슷했다. 중독에는 유해물질에 노출돼 인체에 이상이 생기거나 증상이 발생하는 신체적 중독 외에 심리적 의존이 있어 계속 물질을 찾는 행동을 하는 정신적 중독도 있지만, 이번 조사는 신체적 중독만을 대상으로 했다. 10대 중독사고의 발생 원인 중 80%는 진통해열제, 항류마티스제, 진정제, 항정신병약제, 수면제 등 치료약물에 의한 것이었다. 가스 중독이 8.2%, 인공 독성물질에 의한 중독이 6.1%였다. 질병청은 10대 청소년이 치료 약물로 인한 중독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중고등학생 맞춤형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동영상 강의를 통해 중독질환과 노출의 올바른 정의, 응급처치 방법, 청소년 다빈도 중독물질의 특성과 안전한 사용법을 설명한다.
#1. 제주도에 사는 김모(30)씨는 지난 3월 딸을 낳았다. 그러나 이내 초음파에서 딸의 심장 소리가 이상하다는 말을 들었다. 청천벽력이었지만, 김씨는 산후조리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딸아이 심장치료를 위해 이곳저곳 병원을 수소문해야만 했다. 그러다가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게 됐다. 검사 결과 심방 사이의 벽에 구멍이 생기는 선천성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이 확인됐다. 하지만 병원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황당하게도 아이를 수술할 수 있는 소아흉부외과 전문의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수소문 끝에 경기도 부천의 심장전문병원을 찾았고, 다행히 성공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었다. 신씨는 "딸을 낳고 회복도 안 된 상태에서 제주에서 서울의 대학병원까지 왔는데, 수술할 의사가 없다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면서 "다행히 전문병원에 연결돼 아이를 살렸지만, 천당과 지옥을 오간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2. 대전에 사는 이모(40)씨는 지난해 11월 시험관 시술로 소중한 아들을 얻었다. 늦깎이 나이에 얻은 아이여서 하루하루가 더 행복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아들이 태어난 지 6개월쯤, 갑자기 아들의 입술과 손끝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났다. 아
정부가 오는 31일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4급'으로 낮추기로 했다. 일상회복이 가속화되며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등급 하향으로 확진 검사와 입원 치료에 대한 비용 지원이 대폭 축소되고 확진자에 대한 생활지원비도 없어진다. 전체 확진자 일일 집계도 중단된다. 다만 병원 등 의료기관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4급 감염병 전환 및 2단계 조치 시행(안)'을 확정했다. 현재 결핵,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A형간염, 한센병 등과 함께 2급으로 분류돼 있는 코로나19는 독감, 급성호흡기감염증, 수족구병 등과 같은 4급으로 낮아진다. 감염병은 전염 위험성에 따라 신고 시기, 격리 수준 등을 달리해 1~4급으로 분류하는데, 4급은 가장 낮은 단계다. 코로나19는 지난 2020년 1월 국내 유입 직후 가장 높은 1급으로 분류됐고 작년 4월 25일 2급이 됐으며 이후 다시 1년 4개월여 만에 4급으로 낮아지게 됐다. 4급은 '표본감시 활동이 필요한 감염병'으로, 그동안 시행되던 일일 전수감시,
지난해 수원에 사는 A(53)씨의 남편은 코로나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졌다. 체중이 85㎏가 넘고 의식이 저하된 남편을 씻기고, 체위를 바꾸고, 기저귀를 가는 것을 도저히 홀로 할 수 없어 지난해 4개월가량 간병인을 고용했다. 총 2천만원 가까운 금액이 간병비로 빠졌다. 1년이 넘는 간병 생활로 벌이도 끊겨 예금이나 부동산 등 기존 자산을 처분하며 지내고 있다. 그는 "병원비에 간병비까지 엄청난 지출에 심적, 재정적 공포가 상당하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간병 지출을 버티지 못하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간병 파산'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환자의 질병에 가족들은 큰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 하루 11만∼15만원, 매달 400만원 수준의 간병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제도는 미비하기 때문이다. 모든 간병 비용은 고스란히 환자와 보호자의 몫이다. 의료법에는 간병인에 대한 규정이 없고, 따라서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금액도 없다. 간병인은 근로기준법상 가사사용인으로서, 개인과 일시적으로 계약을 맺고 가정 내에서 청소, 세탁, 주방일을 제공하는 '가사도우미'와 유사한 지위다. 반면 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는 장기요양보험이 적용돼 이용자의 부담이 훨씬 적다. 의료법상
우리나라에는 간병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다. 월 400만원에 육박하는 간병비에 보호자는 거덜이 나고, 경력과 자격이 없는 간병인 곁에서 환자는 상태가 악화하기도 한다. 간병인이 하루 24시간 일해 받는 일당은 평균 12만원. 시급으로 따지면 5천 원인 셈이다. 일하다 다쳐도 산업재해를 적용받지 못하고, 퇴직금도 없다. 대다수 간병인은 알선업체에 소속돼 일감을 받지만,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개인사업자이자 '특수고용직'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수요가 급증한 간병 서비스가 이처럼 법적 테두리 밖에 방치되면서 환자·보호자, 그리고 간병인과 병원까지 고통을 겪고 있다. ◇ 24시간이 빠듯한 간병인 업무…끝나니 "돈 못 준다"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희망간병분회 문명순(66) 분회장은 간병인의 열악한 노동 환경 실태를 두 시간가량 쉼 없이 토로했다. 그는 "간병인들은 빤 속옷조차 널 곳이 없어 먼지 많은 침대 아래에서 말린다"며 "병원에서 며칠 밤을 환자와 지내지만 쉬거나 씻을 작은 공간조차 없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간병인의 일과는 6시부터 시작된다. 일어나면 환자 침상을 정리하고 시트를 갈고 양치와 세안을 시킨다. 환자의 거동이 불편하면 눕힌 채로 침상에서
유행성각결막염을 동반해 '눈곱감기'로도 불리는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 심상치 않다. 보건당국은 이 감염증이 특히 6세 이하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위생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급성호흡기감염증 9종에 대한 표본감시 결과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외래와 입원환자에서 모두 증가하고 있다. 1차 의료기관 77개소를 표본감시한 결과 호흡기 외래환자 중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29주차(7월 16∼22일) 13.7%, 30주차 21.2%, 31주차 24.1%, 32주차 28.5%로 계속 증가했다. 특히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20개소를 표본감시한 결과 올해 32주차에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636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8년(253명)의 약 2.5배, 2019년(292명)의 2.2배로 대폭 늘었다.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은 6세 이하 영유아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특히 올해 32주차 입원 환자 중 6세 이하가 89.0%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아데노바이러스는 호흡기 비말, 환자 접촉, 감염된 영유아의 기저귀를 교체하는 과정 등을 통해 감
지난해 의료비 본인부담금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한 약 187만 명에게 총 2조5천억원의 초과금액이 지급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2년도 개인별 본인부담상한액이 확정됨에 따라 상한액 초과금 지급 절차를 23일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건강보험 가입자가 1년간 지출한 의료비 본인부담금(비급여·선별급여 등 제외)이 개인별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 건보공단이 초과금액을 부담하는 제도다.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2004년 도입됐다. 본인부담상한액은 개인 소득에 따라 다른데 2022년도의 경우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는 83만원, 소득이 높은 10분위는 598만원이다. 지난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해 의료비를 지출한 사람은 모두 186만8천545명으로, 이들에게 총 2조4천708억원이 지급된다. 1인당 평균 132만원이다. 작년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대상자는 2021년 대비 6.8%, 지급액은 3.6% 증가했다. 전체 대상자의 85%는 소득하위 50% 이하이며, 전체의 53.7%는 65세 이상이다. 본인부담상한액 최고액인 598만원을 초과해 개인별 상한액 확정 전에라도 초과금 지급이 필요한 3만4천33명에게는 총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실증·도입' 사업에 선정된 31개 과제를 지원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업은 기술 성숙도가 높은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이 의료기관에서 실제 수요를 바탕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임상 실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복지부가 이번에 지원하는 과제는 ▲ 비대면 의료서비스 활성화 기술 실증 ▲혁신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실증 ▲ 홈스피탈 구현 기술 실증 등 3개 분야로 구성됐으며, 135개 의료기관과 기업이 참여한다. 비대면 의료서비스 활성화 기술 실증 분야에서는 의료 취약지역 고령자 대상 비대면 의료서비스 실증, 고위험 산모 맞춤형 비대면 의료서비스 실증, 비대면 기술을 활용한 희귀질환 진료·자기관리 플랫폼 개발 등 과제가 포함됐다. 은성호 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은 "의료기관의 실제 수요를 반영한 다기관 실증 지원을 통해 의료서비스 전반에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 효능감을 높이고,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경쟁력이 향상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존 코로나19 변이보다 돌연변이가 30여개 많은 신종 변이종이 발견돼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적에 나섰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아직 감염사례가 많지 않아 위험성 알 수 없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오미크론 변이 BA.2보다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돌연변이 수가 30개 이상 많은 신종 하위변이 BA.2.86이 발견됐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만약 돌연변이로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에 침투하기에 용이한 구조로 변했다면 그만큼 감염이 더 쉬워질 수 있다.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따르면 BA.2.86은 지난 7월 말부터 미국·영국·이스라엘 각각 1건, 덴마크 3건 등 총 6건의 감염사례가 발견됐다. 이에 WHO는 지난 18일(현지시간) BA.2.86을 감시대상에 추가하고 감염사례를 추적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가 여러 대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상당한 경계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아직 BA.2.86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