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은 약재 551종에 대한 빅데이터 5천400만건을 구축해 민간에 개방했다고 18일 밝혔다. 한의학연은 약용 생물자원, 고문헌·산림 약용 생물자원, 구성 성분, 단백질 정보, 약용 생물자원 활용·증상·처방·논문 정보 등 9개 분야에 대한 27개 데이터 상품을 생산했다. 지난해 2천800만 건에 이어 올해는 누적 5천400만여 건의 데이터를 구축했고, 그 규모는 약 168GB에 이른다. 이는 대략 A4 용지 3천만 장 분량이다. 약용 생물자원 정보의 경우 한의학교과서와 고문헌에 나오는 약재 효능과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도 알기 쉽게 번역·가공해 제공했다. 구성 성분 정보는 바이오의료 분야 논문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에서 약재 성분 데이터를 추출해 구축한 것으로, 이를 이용하면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신약·기능성 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한의학연은 기대한다. 빅데이터는 산림 빅데이터 거래소(https://www.bigdata-forest.kr)에서 회원 가입한 뒤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이진용 한의학연 원장은 "산림 약용 생물자원 빅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한 센터 역할을 하면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식품의약품
옛날부터 한국, 중국 등의 전통 의학에선 통증이나 질병 치료에 침술(鍼術ㆍAcupuncture)이 널리 쓰였다. 미국 하버드의대 과학자들이 동양의 전통 침술이 효능을 발휘하는 데 관여하는 뇌 신경 구조와 신호 경로를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특히 경혈(經穴ㆍacupoint)을 침으로 자극하면 어떤 신호 경로를 거쳐 염증이 완화되는지 확인했다. 이 연구는 서양 의학에 접목되는 침술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학자들은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중 환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급성 전신성 염증, 일명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도 침술로 치료할 수 있을 거로 기대한다. 암 치료 과정이나 패혈증 등에도 나타나는 사이토카인 폭풍은 치명률이 15∼30%나 되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 약은 나온 게 없다. 하버드의대(HMS) 마추푸(Qiufu Ma) 신경생물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마 교수는 하버드의대의 주요 교육기관 중 하나인 다나-파버 암 연구소에 소속돼 있다. 10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이미영 박사 연구팀이 비만 치료 한약 '방풍통성산'에서 우울증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방풍통성산은 비만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한약이다. 두근거림이나 어깨결림 등 고혈압 동반 증상과 변비를 치료하는 데도 활용된다. 연구팀은 우울증 유발 생쥐 모델에서 우울 행동 실험과 뇌 신경전달물질 변화를 통해 불안과 우울 행동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방풍통성산은 우울증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전달 과정의 염증 반응을 줄이고 뇌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 처리 동물과 비교해도 '꼬리 매달기 실험'에서 부동시간(immobility time)이 줄어들고 이동 거리가 증가하는 등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방풍통성산의 주요 우울장애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2상 시험을 할 계획이다. 이처럼 허가받은 의약품에 여러 약효를 더하는 약물 재창출 전략을 활용하면, 한방제제 개발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미영 박사는 "비만과 우울증 간 연관성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우울증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코르티솔을 분비하고 세로토닌 생성
자생한방병원은 추나요법이 목 통증 환자 치료에 있어 진통제, 물리치료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으로 밀고 당겨 잘못된 자세나 사고로 어긋나거나 비틀린 척추·관절·근육·인대 등이 제자리를 찾아가게 해주는 치료법이다. 2019년부터 일부 환자에 한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2017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자생한방병원(강남·대전·부천·해운대)과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에서 3개월 이상 만성 목 통증을 겪고 있는 만 19세 이상 60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추나요법의 임상적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는 추나요법을 받은 환자 54명, 진통제 처방과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를 받은 환자 54명에게 5주간 주 2회, 총 10회 치료를 시행한 후 비교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모든 지표에서 추나요법군이 일반치료군보다 효과가 좋았다. 주관적인 통증의 강도를 평가하는 'VAS 통증평가척도'(Visual Analogue Scale·시각아날로그척도)를 측정하자 추나요법군은 치료 전 59.5에서 치료 후 26.1로 감소했다. VA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100㎜ 선상에
한의학의 진단법인 맥진(진맥) 데이터를 국가 표준데이터로 개발, 관리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0일 맥진(脈診) 파형(경희의료원), 성별과 나이에 따른 한국인의 균형 능력(대구보건대학교), 섬유 소재 특성(다이텍연구원) 등 3개 분야 국가참조표준 데이터센터를 새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참조표준은 연구개발이나 산업활동 중에 생산한 측정 데이터와 정보를 전문가들이 분석·평가해 정확도와 신뢰도를 국가가 공인한 표준데이터다. 국표원은 한의학 명의들이 매년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측정한 나이, 성별, 질병 등에 따른 맥진 파형과 진단 결과 데이터를 참조표준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렇게 개발한 참조표준은 맥진기 제품과 맥진 교육 프로그램 개발, 개인 건강진단을 위한 맞춤형 한의 서비스 플랫폼 구축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나이별, 성별로 측정한 한국인의 균형 능력 데이터도 표준화해 참조표준으로 개발한다. 미발달 아동 조기 발견과 고령자 재활 프로그램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옷감의 특성을 좌우하는 의류용 섬유 소재 특성 24개 항목도 측정해 참조표준으로 만든다. 24개 항목에는 질량, 두께, 인장강도, 파열강도, 표면 거칠기, 내수성, 침투성,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정지연 박사 연구팀이 동물 실험을 통해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능을 입증했다고 10일 밝혔다. 우울증을 유발한 쥐를 무 처치 대조군, 침 치료 실험군, 가짜 혈 자리에 침을 놓은 가짜 침 치료군으로 나눠 실험한 결과 대조군에서 움직임이 줄어드는 우울증 행동 증상이 나타났다. 침 치료 실험군의 경우 개방된 공간에서의 총 이동 거리가 36% 증가하고, 구슬을 땅에 파묻는 행동 습성 반응도 76% 느는 등 우울증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가짜 침 치료군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울증 개선과 함께 간 수치가 개선되는 것도 확인, 간과 정서 작용이 서로 연관이 있 다는 '간주소설'(간이 소통과 배설 기능을 주관한다는 이론)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 침 치료군에서는 특이한 간 지질체 변화가 나타났는데, 불포화도가 높은 지질들이 우울증으로 줄어들었다가 다시 증가했으며 간 효소 AST 수치도 32%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 관련 염증 인자인 'IL-1β', 'TNF-α', 'COX-2'의 체내 발현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전신 면역을 주관하는 비장에서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울증 유발과
지난해 한의원·한방병원 등 한방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열 명 중 일곱 명은 근골격계통 질환을 치료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20년 한방 의료이용 및 한약 소비 실태조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일반 국민 5천200여명과 한방의료기관 환자 1천800여명, 한방의료기관 및 약국 등 2천800여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기간은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69%가 한방 의료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이는 2017년 조사 때 한방 의료 경험 비율(73.8%)보다 4.8%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한방 의료를 이용하려는 목적으로는 '질환 치료'가 94.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한방의료 이용 목적(복수응답)으로는 근골격계통 질환 치료(72.8%)를 가장 많이 택했다. 이어 염좌나 열상 등 외인이 37.0%, 보약 등 자양강장이 11.7%, 소화계통 질환 치료가 10.3%였다. 가장 많이 이용한 치료법은 침 시술(91.3%)이었고, 뜸(48.3%)이나 부항(47.8%) 치료를 받은 경우도 많았다. 한방의료기관에서도 근골격계통에 대한 첩약 조제가 77.4%로 가장 많았고, 보험·비보험
한국한의학연구원은 16일 사진 속 안색(顔色), 안형(顔形) 등 얼굴 특성을 통해서도 고혈압 환자를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혈압 발병 전 예측을 위해서는 가족력, 허리둘레, 혈압 변화, 중성지방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므로 일상생활에서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한의학연 이상훈 박사 연구팀은 한의학 데이터센터의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 사진 1천여장을 토대로 한의학의 망진(望診·환자의 얼굴 빛깔, 윤기, 피부, 눈 등 몸 겉면의 부위를 살펴보는 진단법)을 적용, 얼굴 부위별 형태와 색상 변수를 정량적으로 추출했다. 형태 변수는 얼굴에 기준점을 정한 뒤 길기, 각도, 비율, 면적 등 정보를 추출하고, 색상 변수는 영역별 밝기와 붉은색과 푸른색 등 색깔로 표현되도록 했다. 이어 인공지능(AI) 기계학습(머신러닝)에 통계학을 접목한 통계적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해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 간 구별되는 안면 특징 변수를 비교·분석, 고혈압을 예측할 수 있는 안면 특징 변수를 도출해 냈다. 분석 결과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 간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형태 변수의 경우 코의 각도와 너비 등 모양, 색상 변수는 이마와 볼의 색으로 확인됐다. 성별로 보
한의사가 침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미국 하버드의대와 공동 임상 시험으로 근육통 환자에게서 치료자 간 상호작용이 침 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임상 시험에는 1년 이상 섬유근육통을 앓아온 환자 23명과 침 치료자 22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환자에 통증을 유발한 뒤 통증 개선과 관련이 있는 혈 자리인 양구혈과 혈해혈에 전침 자극을 가했다. 이어 환자와 치료자에게 각각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설치한 뒤 뇌 상태 변화를 동시에 측정했다. 실험 결과 침 치료로 환자의 통증은 개선됐으며, 치료자가 얼굴 표정을 밝게 하거나 마주 보는 횟수를 높이는 등 피드백을 활발하게 할수록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와 치료자 간 상호작용이 활발할수록 뇌에서 사회적 미러링 효과(은연중에 상대방의 행동을 따라 하는 행위)와 관련이 있는 부위인 '뇌 측두 두정 접합 영역'(TPJ)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TPJ와 함께 통증과 관련이 있는 뇌 부위인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면서 진통 효과를 중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